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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김훈 소설 하얼빈을 읽고

by 고니피즈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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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누구나 다 알듯이 안중근의사가 이토를 저격한 소설이다. 하얼빈의 스토리는 뻔하지만 소설속의 표현들은 해석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오히려 함축적인 표현이 풍부한 사유의 시간을 허락하게 한다. 그리고 내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김훈은 왜 전편의 "칼의 노래"와 더불어 우리가 영웅으로 추앙하는 사람들을 왜 자꾸 평범한 인간의 자리에 다시 세우려 하는가 이다..






사람들의 생각은 아주 자유롭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대개의 사람은 기존에 사회적으로 짜여진 틀속에서 생각한다. 이것을 과학쪽에서는 패러다임이라고 말하던데. 그런 프레임과 틀이 사회적,정치적 관점에서도 뻔히 대한민국에서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미셸푸코의 구조주의 철학과 그 맥이 닿아 있다..특히 요즘 대한민국 대중의 대표적 프레임은 "영웅과 평범" 이분법적 구조속에 있다고 본다. 이런 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은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고 추앙하는 사고에 젖게 만든다. 아니 내안의 영웅이 있어야지 내가 심리적 안정이 되니 억지로 끼워 맞추기 까지 한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영웅은 절대선이고 그 반대쪽은 절대악으로 구분 짓는다..어떤 한 사람을 영웅으로 만들고 그런 사람이 대부분이면 전체주의로 흐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절반씩 나누어 지면 극단적인 대결로 비방과 흑색선전, 혐오가 서로 간에 남발된다. 대한민국 현재 현실이 그렇지 않나?



김훈은 이런 대한민국 대중의 사고 저변의 그 틀을 포착했다고 본다. 인간 세계에는 영웅이란 없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책을 다 읽고 네티즌들의 리뷰를 보았다. 전부 하얼빈 소설의 주제는 인중근 의사가 이토를 쏜 감동적인 이야기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소설 하얼빈의 주제는 소설가 김훈이 안중근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강고한 영웅희구 심리에 기간총을 난사하고 있다고 본다. 내눈에 김훈은 소설가가 아니라 철학자다. 그리고 김훈이 이전에 한 말 중에 "나는 신념에 가득 찬 자들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습니다. 나는 오히려 의심에 가득 찬 자들을 신뢰합니다." 와 그 맥이 닿아 있다고 본다...



문학은 항구를 떠나온 배와 같다고들 한다. 즉 문학 작품은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떠나서 독자의 재해석의 영역이라는 것이다..김훈의 집필 의도가 무엇인지는 100프로 확신은 하지 못한다, 어쩌면 나의 강한 현실 인식이 소설 하얼빈이라는 대포를 들고 흑백의 이분법적 사고에 젖은 대한민국의 현실에 정밀타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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